'이글-버디로 시작' 유소연, 하이원리조트 오픈 3승 '기대감'

'이글-버디로 시작' 유소연, 하이원리조트 오픈 3승 '기대감'

주소모두 0 59 2023.08.18 05:22

1라운드 2언더파…안개로 경기는 3시간 지연 시작

유소연의 티샷.
유소연의 티샷.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글-버디로 시작한 건 처음인 듯하다. 이 대회만 오면 기대감이 생긴다."

한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유소연(33)은 올해 들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지독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상금랭킹이 155위까지 떨어졌다.

8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컷 통과가 두 번뿐이다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6승을 올렸고 통산 상금이 1천200만 달러를 넘는 유소연이 이런 부진에 빠진 원인은 투어 최고 수준이던 샷 정확도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LPGA 투어에서 티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124위(68.25%), 아이언샷 그린 적중률은 128위(63.33%)에 불과하다.

60대 타수를 한 번도 치지 못했고 2언더파가 최저 타수였다.

유소연은 17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1라운드가 경기가 안개로 3시간 늦게 시작하면서 절반 이상의 선수가 18홀을 다 마치지 못해 순위가 바뀔 수 있지만 유소연은 공동선두 그룹에 불과 1타 뒤진 채 첫날을 마쳤다.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서 2라운드를 맞게 된 유소연은 "이 코스에서는 늘 자신이 생긴다. 특히 아이언 샷이 중요한 코스인데 내 장점은 아이언 샷"이라면서 "늘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소연은 작년까지 11번 열린 이 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한 선수는 유소연과 임희정 둘뿐이다.

10번 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유소연은 첫 홀의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지만 113야드를 남기고 50도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샷 이글을 잡았다.

이어진 11번 홀(파4)에서도 홀 옆에 떨어지는 기가 막힌 웨지샷으로 버디를 뽑아내 2홀에서만 3타를 줄였다.

유소연은 경기 첫 홀에서 이글을 잡아낸 적이야 전에도 있었지만, 이글에 이어 버디를 한 기억은 없다며 즐거워했다.

이후 버디 2개를 보탠 유소연은 보기 3개를 곁들였다. 마지막 9번 홀(파4)에서 그리 어렵지 않은 지점에서 친 세 번째 샷이 너무 길게 지나간 바람에 1타를 잃은 건 아쉬웠다.

유소연은 "시작이 좋았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아서 아쉽다"면서도 "2언더파면 무난하다. 생각보다 다른 선수들이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해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올해 부진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드라이버 샷 교정을 시작했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했던 게 탈이 났다"고 털어놨다.

"드라이버 스윙이 조금 나아지자 드라이버 샷에 너무 연습을 집중했는지 다른 부분도 나빠졌다"는 유소연은 "오늘도 첫 홀부터 드라이버가 빗나갔고 끝날 때까지 자신 있게 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유소연은 이번 대회가 슬럼프 탈출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한국 대회는 가족, 친지, 친구들의 응원을 받아서 리프레시하는 효과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지만 유소연은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했다.

"워낙 골프에 꽂혀 있다. 연습을 많이 해서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된다"는 유소연은 "몸무게 변화도 없어 근육량은 더 늘었다"고 소개했다.

또 "골프와 조금 거리를 두려고 연습량을 줄이려 해도 잘 안된다"고 유소연은 덧붙였다.

"골프를 시작한 뒤 이렇게까지 안 된 적은 없었다"는 유소연은 "나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으로 삼겠다"는 여유도 보였다.

주변에서 은퇴하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유소연은 "골프는 재미있을 때까지만 치겠다는 생각인데 아직 재미있다. 심지어 못 쳐도 재미있다"며 웃었다.

유소연은 친한 선배이자 동료인 박인비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 위원 후보로 내정됐다는 사실에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선배인데 될만한 사람이 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골프가 올림픽 종목으로 존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에 아직 제대로 된 골프 문화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골프인으로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은우와 이제영이 3언더파 69타로 리더보드 맨 윗줄을 점령한 채 경기를 마쳤다.

시즌 3승 경쟁을 벌이는 박민지와 임진희는 1언더파 71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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